블랙리스트 실행자들, 우리 안의 적 혹은 악


김성주 논란을 일으킨, 주진우 기자의 말을 듣다가 맨끝에서 안타까운 어투로 이런 말을 한다.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은 이명박이고 김재철일지 모르나 실행한 사람들은 여러분의 동료였고..."


그렇다.


블랙리스트를 만든, 부정한 권력자보다 그 권력에 붙어 기회를 잡고 이익을 취한 자들이 더 미운 법이다. 우리가 일본제국주의보다 더 미워하는 대상이 친일파였듯. 그리고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바로 우리편이었다.



진짜 적은 내부에 있는 법.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멀게만 느껴지게 되는, 괴로움. 그걸 패죽이고 싶다라는 말로 표현했던 거겠지.


주진우가 말하는 말투로 봐서는, 김성주의 예를 들어서 그런 안타까움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위선적인 고운 말보다 거칠지만 진실된 말이 더 와 닿지 않겠는가.


기억하라. 악은 그 자체로 실행될 수 없다. 언제나 우리들 중의 누군가가 그 악에 붙어버린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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